2010년 4월 24일 토요일

[메모] 가용현금 모니터링 2개월차


신용카드를 만든 것은 작년 가을이나, 열심히 쓰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부터였다. 그런데 체크카드만 써오다가 신용카드를 쓰기 시작하니, 당장에 돈이 나가지 않으므로 손에 쥔 현금이 많아졌다. 당연히 많아졌다는 느낌은 착각이었고, 남의 돈을 내 통장에 가지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. 한 마디로 매월 고정적으로 부채가 발생하게 된 것.

부채는 잘 관리하면 약이지만, 잘못 관리하면 독이 된다. 요즘 주식투자 등은 안 하고 있으니, 재무 레버리지는 애초에 고려대상도 아니다. 결국 내게 부채는 약이 되기는 어렵고, 독이 될 가능성만 있다는 것. 실제로 1월에 내가 '부자가 된 듯한 착각'에 지출이 평소보다 늘었고, 2월에 1월 카드사용 대금을 막지 못해 부도(?)가 나는 상황이 발생했었다.

부도 직후, 이러한 착각을 방지하고자 나의 회계시스템에 채무관리를 위한 항목인 '가용현금'을 신설했다. 각 항목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.
  • 보유현금: 내가 가진 모든 현금등가물(일주일 내 손실없이 현금화 가능한 모든 자산)의 합계
  • 가용현금: 보유현금에서 채무액과 편성액(일주일 내 발생 예정 지출)을 차감한 금액의 합계
  • 고정현금: 현금이 아닌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등가물(주식 등)의 합계

지난 2개월간 누적된 데이터를 살펴보면, 학생이라는 신분의 특성상, 부채비율이 90%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. 예전에는 내가 아직 여유롭다고 생각했을텐데, 이 그래프 덕분에 경각심을 가지고 지출에 신경을 쓰는 효과(?)가 있었다.

2003년부터 벌써 7년이 넘도록 데이터를 기록해왔지만, 매년 회계기준이 달라지는 통에 데이터의 연속성이 떨어진다. 어차피 지금 잘 정비하더라도, 졸업하고 돈을 제대로 벌기 시작하면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겠지. 틈나는대로 VBA나 더 공부해둬야겠다. 앞으로는 자금흐름이 더욱 복잡해질테니까...

p.s. 내게 부채가 약이 된 사례: 친구의 대(大)금을 내 신용카드로 결제해주고 돈을 받았더니(카드깡), 자금 사정이 좋아졌다. 가용현금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, 사정이 급할 때는 보유현금이라도 늘리는 것이 중요;;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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